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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상담

영유아 교육기관에서의 상담적 접근 실제(2)- 개별 아동상담사례1

by 영유아 아동상담 관련 정보나눔방 2025. 2. 4.

 

목   차 

1. 부적응 행동양상

2.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

3. 결론 

 


모든 아이는 저마다의 개성과 환경을 가지고 자랍니다.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듣고 같은 놀이터에서 뛰어놀더라도, 아이마다 받아들이는 방식과 표현하는 방법은 다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특정한 행동을 ‘문제 행동’으로 규정하고, 아이의 내면을 이해하기보다 표면적인 모습만으로 판단하곤 합니다.

 

여기, 승모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승모는 또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감정 표현이 서툴며, 때때로 예상치 못한 행동을 보입니다. 교사와 부모는 승모의 행동이 일반적인 규범에서 벗어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속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승모의 이야기를 통해 개별 아동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살펴보고 아동상담의 접근법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영유아 교육기관에서의 상담적 접근실제-개별아동상담사례1
개별아동 상담사례 1

1.  부적응 행동양상 

1)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 

  승모는 학교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쉬는 시간이 되어도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보다는 창가에 앉아 멍하니 바깥을 바라보거나, 교실 구석에서 혼자 그림을 그리곤 합니다. 아이들이 함께 축구를 하자고 해도, 승모는 고개를 저으며 뒤로 물러섭니다. 그렇다고 해서 친구들에게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가끔 멀리서 친구들의 놀이를 유심히 지켜보지만, 직접 다가가 말을 걸지는 못합니다.

  교실에서 조별 활동을 할 때도 승모는 어려움을 겪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역할을 나누고 의견을 주고받지만, 승모는 의견을 표현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조원이 무언가를 부탁하면 마지못해 움직이거나, 아예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선생님이 다가와 도와주려 해도, 승모는 얼른 피하려 합니다.

 

2) 감정 표현이 서툰 승모

  승모는 기쁨이나 슬픔, 화남 등의 감정을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습니다. 수업 중에 발표할 기회를 놓쳐도 아쉬운 내색을 하지 않고, 운동장에서 친구가 장난으로 살짝 밀어도 불쾌함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갑자기 감정을 폭발시키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우연히 그의 자리를 건드렸을 때, 갑자기 화를 내거나 울음을 터뜨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승모의 행동은 교사와 친구들에게 혼란을 줍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이다가도 예상치 못한 순간에 강하게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승모는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참다가 한꺼번에 터뜨리는 것뿐이었습니다.

 

3) 수업 참여의 어려움

  승모는 수업 시간에도 종종 집중하지 못합니다. 교사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거나,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일이 많습니다. 가끔은 연필을 손에서 놓고 한참 동안 책상 위를 두드리거나, 공책 한 구석에 낙서를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수학 문제를 풀 때는 한 문제를 오랫동안 붙잡고 고민하다가 결국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어 시간에 자기 생각을 글로 써보라는 과제가 주어지면, 연필을 쥔 채 한참 동안 아무것도 쓰지 못합니다. 마치 머릿속에 많은 생각이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정리해서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 멈춰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교사나 부모는 승모가 학습에 대한 의욕이 없다고 오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방법을 몰라서, 또는 좌절감 때문에 참여를 꺼리는 것입니다.

 

2.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 

1) 승모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승모의 행동을 문제로만 본다면,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승모가 왜 이런 행동을 보이는지 이해하려 한다면, 문제의 본질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승모는 사실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어 하지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모릅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서툴러서, 기분이 나빠도 적절한 방법으로 표현하지 못합니다. 또한, 학습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쉽게 좌절감을 느끼고 포기해 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승모가 자신의 감정을 조금 더 쉽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작은 성공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소규모 놀이 활동을 먼저 경험하게 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글이 아닌 그림이나 말로 먼저 표현해보는 연습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2) 따뜻한 관심과 지지

  승모에게 필요한 것은 ‘왜 그러니?’라고 묻는 대신,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떨까?’ 하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조별 활동에서 승모가 참여하지 못할 때, 단순히 “왜 안 해?”라고 묻는 것보다는 “네가 맡을 수 있는 역할 중에서 가장 편한 걸 골라볼래?”라고 제안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또한, 승모가 감정을 조금씩 표현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만약 승모가 친구의 행동에 불편함을 느꼈다면, 그때그때 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네가 기분이 나빴다면, ‘그렇게 하지 말아 줘’라고 말해도 돼.” 같은 식으로 표현 방법을 알려주면 도움이 됩니다

 

3) 승모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승모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모든 아이가 같은 속도로 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승모는 자신의 속도에 맞춰 점진적으로 변해갈 것입니다. 따라서 교사와 부모, 친구들이 조급해하지 않고 승모의 변화를 지켜봐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변화라도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면, 승모는 점점 더 자신감을 가질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3. 결론

 승모는 우리가 쉽게 ‘부적응 아동’으로 규정할 수 있는 아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단지 방법을 몰라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입니다. 아이마다 성장의 속도와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승모에게 맞는 방식으로 다가간다면 그는 분명히 변화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승모뿐만이 아니라, 그를 둘러싼 우리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아이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바로 개별 아동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아동상담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