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교육기관에서의 상담적 접근 실제 사례 2번째 글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목 차
1. 믿음반의 특별한 하루
2. 믿음반에서 벌어진 일
3. 주선이를 이해하는 과정
4. 결론
1. 믿음반의 특별한 하루
믿음반에서는 오늘 특별한 행사가 있습니다. 바로 '결혼식 놀이'입니다. 아이들은 신랑, 신부, 주례, 하객 등의 역할을 맡아 실제 결혼식처럼 놀이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선생님께서는 며칠 전부터 아이들과 함께 역할을 정하고, 결혼식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해 주셨습니다. 아이들은 각자 맡은 역할을 신나게 준비하며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믿음반의 주선이는 조금 달랐습니다. 주선이는 친구들이 분주하게 준비하는 동안 한 곳에 가만히 앉아 있거나 교실을 배회하곤 했습니다. 신랑과 신부가 등장할 시간이 다가오자, 아이들은 점점 더 긴장하며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주선이는 자신이 맡은 역할을 하지 않은 채, 교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믿음반에서는 벌어지는 사례들을 통해서, 주선이를 비롯한 아이들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2. 믿음반에서 벌어진 일
1) 결혼식이 시작되기 전, 교실을 돌아다니는 주선이
결혼식이 시작되기 10분 전, 아이들은 각자 자신의 역할을 맡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신랑 역할을 맡은 서진이는 거울을 보며 넥타이를 고쳐 매고 있었고, 신부 역할의 유진이는 하얀 드레스를 입고 친구들의 도움을 받고 있었습니다. 주례를 맡은 민우도 원고를 다시 한번 살펴보며 연습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들뜬 분위기 속에서도 주선이는 혼자 교실을 돌아다녔습니다. 원래 주선이는 결혼식의 하객 중 한 명으로, 신랑과 신부가 입장할 때 꽃잎을 뿌리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하지만 주선이는 바닥을 발로 툭툭 차면서 교실을 걸어 다니고, 교실 뒤편에 있는 장난감 상자를 열어보는 등 결혼식 놀이에 관심이 없는 듯했습니다.
“주선아, 이제 곧 결혼식 시작해! 꽃잎 준비해야지.” 친구 지우가 다가와 주선을 불렀습니다. 하지만 주선이는 대답 없이 장난감 상자를 만지작거릴 뿐이었습니다.
“주선아, 너 안 할 거야?” 지우가 다시 물었지만, 주선이는 그저 고개를 돌리고 반대편으로 걸어가 버렸습니다.
2) 뛰어다니는 준현이와 가만히 있는 선생님
그때, 교실 한쪽에서 “우와아아!” 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준현이가 결혼식 놀이 준비가 끝나기도 전에 신이 나서 교실을 뛰어다니기 시작한 것입니다.
“준현아, 뛰지 말자.” 선생님께서 한 번 주의를 주셨지만, 준현이는 여전히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교실을 돌아다녔습니다. 신랑 서진이와 신부 유진이가 등장하려고 하는 순간에도 준현이는 여전히 뛰어다녔고, 결국 신부 드레스 자락을 밟아 유진이가 휘청거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준현아, 뛰지 말라고 했지?”라고 말씀하실 뿐,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시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준현이는 몇 초간 멈췄다가 다시 장난을 치며 뛰어다녔습니다.
3) 역할을 잊어버린 주선이,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친구들
결국 결혼식 놀이가 시작되었지만, 주선이는 여전히 자신의 역할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신랑과 신부가 입장할 때 꽃잎을 뿌려야 했지만, 주선이는 꽃잎 바구니를 들지도 않았습니다.
“주선아, 꽃잎 뿌려야 해!” 주례를 맡은 민우가 조심스럽게 주선이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주선이는 마치 듣지 못한 것처럼 그대로 서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몇몇 친구들은 속상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왜 안 해?”라며 주선을 타박하는 아이도 있었고, “선생님, 주선이가 안 해요!”라며 선생님께 일러바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주선이에게 다가가셨습니다.
“주선아, 네가 꽃잎을 뿌려야 결혼식이 완성되는데, 왜 안 하는 걸까?”
주선이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는 한숨을 쉬며 다른 친구에게 대신 꽃잎을 뿌리라고 지시하셨습니다.
이렇게 믿음반의 결혼식 놀이는 마무리되었지만, 선생님과 친구들 모두 찝찝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3. 주선이를 이해하는 과정
1) 주선이는 왜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주선이의 행동을 단순히 ‘말을 듣지 않는다’거나 ‘놀이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선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려면 그의 마음을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선이는 새로운 환경이나 낯선 상황에서 쉽게 위축되는 성향이 있습니다. 결혼식 놀이처럼 역할이 정해진 상황에서는 자신이 잘할 수 있을지 불안해하며, 그 불안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행동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교실에서 떠들고 뛰어다니는 준현이 같은 친구들의 행동이 주선이에게는 더 큰 혼란을 줄 수도 있습니다
2) 선생님은 어떻게 반응했어야 할까?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에게 “뛰지 말자”라고 말씀하셨지만, 그것이 준현이에게는 충분한 지도가 되지 못했습니다. 만약 선생님께서 준현이를 불러 “우리 결혼식 놀이에서 어떤 행동이 필요할까?”라고 묻고 함께 규칙을 정하는 방식으로 접근하셨다면, 준현이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주선이의 경우에도, 역할 수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예상하고 개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주선이에게 미리 꽃잎을 뿌리는 연습을 함께 해보거나, 역할이 부담스럽다면 다른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았을 것입니다.
4. 결론
주선이처럼 놀이 활동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역할 수행을 거부하는 아이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한 반항이나 문제 행동이 아니라, 자신의 불안감이나 환경에 대한 반응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마다 기질과 성향이 다르고, 같은 활동이라도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릅니다. 따라서 교사는 모든 아이가 참여할 수 있도록 개별적인 접근을 시도해야 하며, 말로만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아이들이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주선이와 믿음반의 친구들이 앞으로 더 나은 놀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우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수용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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